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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 2009년 8월 28일 기사
관리자  조회 :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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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기’로  건강 다지는 이상범씨
“무예 익힌 후 잔병치레한 적 없어”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반을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집에 불이 났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불이 꺼지는 것이다. 소방차가 오면 불은 꺼주지만 대신에 세찬 물줄기나 쇠망치에 의해 집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잃은 뒤 후회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다.

우연히 병원내 동료들의 권유로 십팔기(十八技)를 시작한 이상범(61`경북대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이순(耳順)의 나이답지 않게 젊어보였다. 원래 술을 받아들이지 못해 멀리 하고, 그렇게 좋아하던 담배도 끊은 지 십수 년이 되었지만 젊음의 비결은 바로 십팔기로 다져진 강인한 체력에 있는 듯 보였다.

이 교수가 십팔기와 인연을 맺은 지는 벌써 6년이 흘렀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할 겨를이 없어 고민하던 끝에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할 수 있는 생활체육이 바로 십팔기란 사실을 알게 됐다. 환자 진료와 강의 등 바쁜 일상이 끝나면 일주일에 서너 차례 어김없이 대한십팔기협회전승관(대구 중구 남산 2동, 053-252-1871)을 찾는다. 이곳에서 준비운동과 기예 등 보통 3, 4시간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나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단방에 날아간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오전에 도장을 찾아 심신을 단련한다고.

보통 ‘십팔기’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중국의 무예쯤으로 여기지만 이것은 엄연히 우리 조선군대의 전통 무예이다. 이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오는 조상들의 호국무술에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국방무술의 필요성을 통감한 정조(1776~1800)의 명에 의해 당대의 실학자 박제가, 이덕무가 정조14년(1790) ‘무예도보통지’(4권4책)에 언해를 붙여 국민무술과 국방무술로 체계화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든 것을 포함해 총 18가지 기예를 6가지 마상기예와 함께(‘24기’라고도 함) 그림을 곁들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의 침략으로 조선군대의 해산과 36년간의 핍박아래 그 명맥이 끊겨 중국무술로 오인돼 왔으나, 십팔기는 우리 한민족의 전통무술임을‘무예도보통지’는 증명하고 있다. 한 예로 이 교수는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김두한이 펼친 무술이 ‘십팔기’로 일제강점기에 만주의 독립운동가들이 그 명맥을 이어왔다”고 소개했다.

우리 민족의 전통무술인 십팔기는 이제 이 교수에게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물론 열여덟 가지 기예는 넓은 도장에서, 본국검`예도`월도`편곤 등 여러 가지 병장기를 가지고 해야 하지만 그 준비운동은 한두 평 남짓한 공간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얼굴의 스트레칭과 마사지로부터 시작해 앉아서 하는 사지, 몸통, 목등의 스트레칭, 서서하는 기본자세, 기본 퇴법(주로 발차기), 단권(권법), 외용세, 내장세(호흡법). 도인법 등 중 일부를 1시간여에 걸쳐 한다. 이 준비운동만 해도 추운 겨울에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운동량이 많다고 한다. 또한 호흡이 안정된 상태에서 땀을 흘리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낄 수 없으며 몸이 상쾌해진다고. 십팔기의 또 다른 장점은 자기 체력에 맞춰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갑자기 과격한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느린 듯 하면서도 반복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기예가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십팔기의 매력이다.

“십팔기를 하고 난 뒤 감기 등 잔병치레나 어깨결림`허리통증 등을 앓은 적이 없었다”며 이 교수는 십팔기 예찬론을 늘어놨다. 특히 이 교수는 학회 일로 남미 등 장거리 비행을 할 경우 기내의 좁은 공간에서도 십팔기를 하며 여정의 피로를 풀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운동이란 생활 속에서 하는 운동이 진정한 운동이고,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생활체육이죠.”  이 교수는 오늘도 십팔기의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출처 : 매일신문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38067&yy=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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